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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, 이거 찐이다. 다크 소울 1 데모 때만 있었던 그 맵, 스피드러너들 눈물 훔친 썰

어두운 판타지 게임 속, 낡은 성의 텅 빈 복도를 비추는 희미한 빛줄기. 몬스터가 숨어있을 듯한 음산한 분위기.

진짜배기들은 알지. 2011년 9월, 그러니까 PC판 나오기 훨씬 전에 뿌렸던 그 프로모션 빌드 말이다. 401.23 빌드인가 그랬을 거다. 지금이야 뭐, ‘엘든링’이니 뭐니 오픈월드 뽕에 취해 있지만, 그때는 ‘다크 소울’ 자체가 생경한 장르였어. 그 데모 버전, 진짜 물건이었다. 일반판에는 없는 ‘기원의 탑’(Tower of Prayer)이라는 곳이 있었다. 잉글랜드 애들이 ‘타워 오브 페이’라고 부르더만.

그 ‘기원의 탑’, 솔직히 맵 디자인 자체는 삐걱댔다. 나중에 나온 ‘아노르 론도’ 맵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랄까. 근데 문제는 배치였다. 특히 3층이었나, 거미줄 쳐진 복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던 ‘검은 쫄따구’(Black Knight). 일반판에서는 꽤 후반부에나 굴러다니던 놈이 거기서 떡하니 버티고 있었지. 걔 말고도, ‘크리스탈 도마뱀’(Crystal Lizard)이 젠되는 위치가 좀 달랐던 걸로 기억한다. 지금이야 뭐, ‘소울류 게임 난이도가 높다’는 말이 당연하지만, 그때는 이런 사소한 차이가 몰입감을 확 깨거나, 반대로 신선한 충격을 주거나 그랬다.

이게 왜 스피드러너들한테는 악몽이었냐면, 특정 스킵 글리치를 막아버렸거든. 1.02 패치인가, 그전에 가능했던 ‘데몬즈 소울’식 벽 통과 기법이 안 먹히게 된 거다. 1프레임 타이밍으로 특정 구간을 스킵할 수 있었는데, 그게 막히면서 맵 구조를 싹 새로 파야 했다. 특히 ‘기원의 탑’ 꼭대기에서 숏컷을 열던 그 구간. 개발자들이 이걸 얼마나 빡세게 막으려고 했는지, 빌드마다 미묘하게 지형이 달랐다. ‘월드 02’ 맵 파일에서 이게 어떻게 구현됐는지 분석하는 놈들만 죽어라 파고들었지.

이런 마이너한 정보, 어디 가서 쉽게 듣기 힘들다. 뭐, ‘여의도 마사지 이벤트’ 같은 거 찾아볼 시간에 이런 걸 파고드는 게 훨씬 생산적이라고 보는데. 물론, 그쪽 업계 사람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‘이벤트’가 중요하겠지만 말이다. 아무튼, 그 데모 버전의 ‘기원의 탑’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숨겨진 야심 같은 거였다. 다듬어지지 않았지만, 분명 뭔가 보여주려 했던 흔적. 지금의 ‘아노르 론도’가 있기까지의 숨겨진 조각이지.

어두운 던전 복도 끝에 서 있는 거대한 검은 갑옷의 기사. 붉은 눈이 번뜩이며 플레이어를 위협하는 모습.

솔직히, 이런 디테일을 파고드는 게 재미의 핵심 아니겠나. ‘월드 03’ 맵의 텍스처가 1.04 버전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, ‘에러 코드 341’이 특정 구간에서 왜 발생했는지. 그런 거 알아가는 재미로 하는 거지. 뭐, 다들 바쁘게 살겠지만, 가끔은 이렇게 잊혀진 조각들을 맞춰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. 다음에 또 뭐 재밌는 거 있으면 풀어줄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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